어르신들의 행복한 밥상을 위해 종교 간 화합이 이뤄지면서 주위에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이른 봄 찬바람이 매섭지만 대지를 적시는 봄비가 반가웠던 19일 한빛복지관(관장 이영민·음성읍)에 관음사(주지 도천스님·음성읍 사정리) 신도들이 찾았다.
매월 셋째 주 화요일 관음사 신도들이 어르신들에게 급식을 배식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위해서다.
이곳 급식은 음성시니어클럽에서 위탁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이 클럽은 무극장로교회(금왕읍) 행복나눔복지회에서 운영하고 있어 요리는 교회에서, 배식은 사찰에서 하는 셈이어서 종교 간 화합이라는 칭찬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배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줄은 벌써부터 길게 늘어섰다.
“맛있게 드세요~”
도천스님의 따뜻한 인사에 어르신들은 허리를 굽혔다.
이날 식사한 어르신들만 200여 명. 지난해 9월 복지관이 개관하면서 1일 평균 160여 명이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 어르신들의 따뜻한 한끼가 해결되는 셈이다.
이날 급식을 받아 든 김창희(음성읍·72·여) 어르신은 4년 전 음성이 좋아 제천에서 거주지를 옮겨왔다. 김 어르신은 “주 3일은 이곳 복지관에서 보낸다. 집에 있으면 혼자라서 외로운 데 여기 오면 친구들이 있고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어서 대만족”이라며 엄지척을 했다.
90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건강한 모습의 이종태(소이면·90·여) 어르신은 소이면에서 버스를 타고 읍 버스터미널에서 이곳까지 걸어서 오신단다.
이 어르신은 “이곳 복지관이 없을 땐 버스를 두 번 타고 금왕까지 갔지만 지금은 버스 한 번만 타고 올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밥맛도 아주 좋다”고 반색했다.
복지관 원정희 과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 해주신 어르신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역 복지관이 개관되었으니 더 많은 어르신들께서 이용해 주시길 바란다”며 “어르신들과 함께 성장하며, 지역에서 꼭 필요한 시설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곳에서 지난 1월부터 배식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는 관음사 도천스님은 “이웃과 나눌 수 있어 마음이 뿌듯하다”며 “나눔의 정신과 마음을 내려놓는 하심의 정신이 곧 부처님의 정신이다”고 역설했다.
관음사는 지역 봉사활동에 정평이 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0년 넘게 연탄 나눔과 반찬 나눔, 짜장면 나눔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충주구치소 교정위원으로 매년 4~5회 법회를 열고 있다.
도천스님은 “내려놓으면 모두가 평등하고 모두가 부처님이 된다”며 부드러우면서 힘 있는 어조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