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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기자명 진천음성신문 기자

“요리는 교회가, 배식은 사찰이”···음성 어르신이 행복한 이유

  • 입력 2024.03.19 19:14
  • 수정 2024.03.19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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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읍 사정리 관음사 신도들, 한빛복지관서 배식 봉사 펼쳐
도천스님, “나눔과 하심의 정신이 곧 부처님의 마음이다”

"맛있게 드세요~" 관음사 도천스님(오른쪽 앞)이 급식 배식 자원봉사를 하면서 인사를 건네고 있다.

어르신들의 행복한 밥상을 위해 종교 간 화합이 이뤄지면서 주위에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이른 봄 찬바람이 매섭지만 대지를 적시는 봄비가 반가웠던 19일 한빛복지관(관장 이영민·음성읍)에 관음사(주지 도천스님·음성읍 사정리) 신도들이 찾았다.

매월 셋째 주 화요일 관음사 신도들이 어르신들에게 급식을 배식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위해서다.

이곳 급식은 음성시니어클럽에서 위탁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이 클럽은 무극장로교회(금왕읍) 행복나눔복지회에서 운영하고 있어 요리는 교회에서, 배식은 사찰에서 하는 셈이어서 종교 간 화합이라는 칭찬이 나오는 이유다.

배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길게 줄지어져 있다.
배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길게 줄지어져 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배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줄은 벌써부터 길게 늘어섰다.

“맛있게 드세요~”

도천스님의 따뜻한 인사에 어르신들은 허리를 굽혔다.

이날 식사한 어르신들만 200여 명. 지난해 9월 복지관이 개관하면서 1일 평균 160여 명이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 어르신들의 따뜻한 한끼가 해결되는 셈이다.

이날 급식을 받아 든 김창희(음성읍·72·여) 어르신은 4년 전 음성이 좋아 제천에서 거주지를 옮겨왔다. 김 어르신은 “주 3일은 이곳 복지관에서 보낸다. 집에 있으면 혼자라서 외로운 데 여기 오면 친구들이 있고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어서 대만족”이라며 엄지척을 했다.

90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건강한 모습의 이종태(소이면·90·여) 어르신은 소이면에서 버스를 타고 읍 버스터미널에서 이곳까지 걸어서 오신단다.

이 어르신은 “이곳 복지관이 없을 땐 버스를 두 번 타고 금왕까지 갔지만 지금은 버스 한 번만 타고 올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밥맛도 아주 좋다”고 반색했다.

복지관 원정희 과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 해주신 어르신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역 복지관이 개관되었으니 더 많은 어르신들께서 이용해 주시길 바란다”며 “어르신들과 함께 성장하며, 지역에서 꼭 필요한 시설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관음사 신도들이 배식을 마치고 사랑의 하트를 보내며 기념촬영을 했다.
관음사 신도들이 배식을 마치고 사랑의 하트를 보내며 기념촬영을 했다.

이곳에서 지난 1월부터 배식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는 관음사 도천스님은 “이웃과 나눌 수 있어 마음이 뿌듯하다”며 “나눔의 정신과 마음을 내려놓는 하심의 정신이 곧 부처님의 정신이다”고 역설했다.

관음사는 지역 봉사활동에 정평이 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0년 넘게 연탄 나눔과 반찬 나눔, 짜장면 나눔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충주구치소 교정위원으로 매년 4~5회 법회를 열고 있다.

도천스님은 “내려놓으면 모두가 평등하고 모두가 부처님이 된다”며 부드러우면서 힘 있는 어조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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